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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역에 들어서면 선로와 승강장 사이를 가로막는 문이 있다. 한국 사람에게는 너무 당연한 풍경이라 딱히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런데 KBS가 2026년 8월 16일 공개한 영상에서 외국인들은 이 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놀라는 이유가 단순한 감탄은 아니다. 서울은 2009년 기존 지하철 전 역사에 승강장 안전문 설치를 완료했다. 그리고 그 전과 후, 숫자가 완전히 달라졌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승강장 안전문 설치 이전인 2001년부터 2009년 사이, 서울 지하철 사고 사망자는 연평균 37.1명이었다. 설치가 완료된 이후인 2010년부터 2024년 사이에는 같은 기준으로 연평균 0.4명까지 내려갔다.
이 숫자를 스크린도어 하나가 만든 결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같은 기간 다른 안전 조치들도 함께 시행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관관계는 분명하다. 그리고 최근 3년,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서울시 통계 기준으로 선로 투신·추락·열차 접촉에 따른 사망·부상 사고는 3년 연속 0건이었다.

KBS 영상에서 외국인들이 언급한 요소는 몇 가지가 더 있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 안내방송, 승강장 환경 등이다. 다만 이 반응을 “전 세계가 한국 지하철에 열광하고 있다”처럼 확대 해석하면 곤란하다. 일부 외국인 인터뷰와 온라인 반응을 전체 해외 여론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더 정확한 표현은 이쪽이다. 한국인에게 너무 익숙해서 불만 먼저 나오는 지하철이, 처음 접하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비교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뉴욕에서는 승객을 선로로 밀어 떨어뜨리는 사건이 실제 여러 차례 발생했고, 이런 사건들이 플랫폼 안전시설 논의로 이어졌다. 서울이 2009년에 완료한 것을 뉴욕은 아직도 확대하는 방향을 논의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뉴욕 지하철 이용객 전체가 벽에 붙어 기다린다거나 하는 식의 일반화는 사실과 다를 수 있다.
런던은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Transport for London 공식 자료에 따르면 오래된 deep-level Tube 노선 상당수에는 아직 열차 에어컨이 없다. 새로 도입 중인 피카딜리선 차량이 deep Tube 최초의 에어컨 열차로, 2026년 하반기 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 지하철에는 에어컨이 없다”는 표현은 과장이다. 정확하게는 런던의 오래된 특정 노선에 아직 에어컨이 없다는 것이고, TfL도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서울에서 자리 잡은 기술이 해외로 나간 사례도 있다. 국내 기업 LG CNS는 2011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모노레일 11개 역사의 스크린도어 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정부도 이후 한국 철도기업의 승강장 안전문 기술 해외 진출을 별도로 지원해왔다.
말레이시아 외 다른 나라 수출 사례는 관련 보도가 있지만, 이번에 개별 계약 단위까지 공식 자료로 모두 확인되지는 않았다.

에어컨이 너무 세다는 민원, 안내방송이 너무 많다는 불만, 환승 거리가 길다는 지적. 한국 사람들이 지하철에서 주로 꺼내는 이야기들이다. 외국인들이 주목하는 포인트와 겹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매년 37명이 사고로 숨지던 승강장이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는 2009년까지의 전 역사 설치 완료라는 작업이 있었다. 너무 익숙해서 보이지 않던 것이, 처음 보는 사람 눈에는 다르게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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